고향 떠나 40년
우리가 고향을 떠나 온지도 40년이 넘었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하늘로 날아 오를 때 그 이상한 심정 지금도 느낄 수 있을 듯 합니다. 희망, 그리움, 슬픔, 무서움 등이 섞인 흥분된 상태라 할까요. 고등학교 때 읽었던 Karl Busse의 시가 새삼스러웠습니다.
Über den Bergen, weit zu wandern, 저 산 넘어 멀리 가면,
Sagen die Leute wohnt das Glück. 행복이 있다네요.
Ach, und ich ging, im Schwarme der andern, 아, 나도 사람들 따라 갔다가,
Kam mit verweinten Augen zurück. 눈물에 젖어 돌아왔지요.
Über den Bergen, weit, weit drüben, 저 산 넘고 또 넘어 가면,
Sagen die Leute wohnt das Glück. 행복이 있다네요.
그런데, 어느 사이에 세월은 흘러 가고 진정한 한국인도 미국인도 아닌 이방인이 되어 이 땅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衣不如新 人不如故(옷은 새 옷만 못 하고, 사람은 옛 친구만 못 하다)라는 말이 있듯이 뭐니 뭐니 해도 동창들 만나는 것 같이 즐거운 일은 없습니다. 그 옛날 영어 교과서에 있던 Henry Wadsworth Longfellow의 시 생각 나시는지요?
The Arrow and the Song 화살과 노래
I shot an arrow into the air, 공중을 향해 화살 하나 쏘아 올리니,
It fell to earth, I knew not where; 땅에 떨어졌네, 내가 알수 없는 곳에;
For, so swiftly it flew, the sight 그 빠르게 날아 가는 화살을
Could not follow it in its flight. 내 눈이 따를 수 없었기에.
I breathed a song into the air, 공중을 향해 노래를 불러 올리니,
It fell to earth, I knew not where; 땅에 떨어졌네, 내가 알수 없는 곳에;
For who has sight so keen and strong, 누가 그처럼 예리하고 강한 눈이 있어
That it can follow the flight of song? 날아 가는 노래를 따를 수 있으랴?
Long, long afterwards, in an oak 긴 세월 흐른 뒤, 어느 떡갈나무에서
I found the arrow, still unbroken; 그 화살 찾았네, 부러지지 않은 채로;
And the song, from beginning to end, 그리고 그 노래도, 온전한 그대로,
I found again in the heart of a friend. 한 친구 가슴 속에서 다시 찾았네.
그러나, 그리운 고향 생각 어찌 나지 않으리오. 修睦이 그 심정을 잘도 표현했습니다.
故國歸未得 그리운 고향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고
此日意何傷 오늘은 어찌 그리 마음 아픈지
獨坐水邊草 혼자서 물가 풀밭에 앉아 있으려니
水流春日長 물은 잘도 흐르고 봄날은 길기만 하네
내년에 일본에서 동창들이 모인다니 한국도 둘러와야지요